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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소 3센티 혹의 정체는? (빈혈이요??)
    난소 혹 3센티, 병원투어 2020. 10. 1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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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독한 비잔 부작용에 시달리던 나는....

    이제 회사고 뭐고 열일 제쳐놓고 관련된 정보 검색과 병원 예약에 몰두했다. 

     

    그렇게 나의 세번째 병원 신촌세브란스에 가게 됐다. 

    (두 번째 병원은 수술이 아닌 '경화술'을 하는 개인 산부인과였는데 이에 대한 후기는 다음에.....) 

    회사에 아는 지인이 추천해주어 김영태 교수님으로 예약했다. 

     

    세브란스는 3차병원이라 진료의뢰서가 필요했다. 

    나는 무려 2년 전에 진료의뢰서를 받았던 회사 앞 산부인과에 다시 찾아가서 

    그동안 잔뜩 구겨졌던 오래된 진료의뢰서를 보여드리고;;;;;

    진료의뢰서를 다시 써주십사.... 부탁드렸다.... 

    (의사선생님이 적어준 게 언제인데... 여태 병원 안 갔냐며....째려...보셨다;;;; 엄청 혼남ㅠㅠ) 

     

    아침 진료였고 예약 순서가 되어 이름을 호명하셔서 진료실로 들어갔다. 

    이전 병원 기록들을 훑어 보시고....그래도 ROMA 검사는 저위험군이라 다행이네요... 하셨고  

    이전 병원에서 내막증이라고 들었다.. 라고 하자 내막증에 대해 이런 저런 설명을 해주셨다. 

    그리고 오늘 시간이 되면 바로 피검사+초음파를 하고 좀 기다렸다가 결과까지 듣고 가라고 하셨다. 

     

    채혈실로 이동해서 피를 뽑고 초음파실로 가서 초음파를 봤다.  

     

    세브란스 초음파실은 굴욕의자가 아닌 일반 침대였고

    이날 초음파 봐주셨던 선생님이..... 뭔가 능력자셨는지 진짜 인생에서 해본 초음파 중 가장 아프지 않았다..ㅋㅋㅋㅋㅋ

     

    그렇게 검사를 한 뒤 3시간쯤 뒤에 결과 들으러 오라고 하셔서

    세브란스에 근무하는 친구랑 오랜만에 만나 점심 먹고 놀다가 다시 진료실로 돌아왔다. 

     

    컴퓨터 모니터를 한참을 보시더니..... 

     

     

     

     

    "빈혈이 너무 심하네요."

     

     

    으잉????? 

    나는 난소혹 정체가 궁금해서 온 건데..... 갑자기 빈혈은 왜;;;;;;;;;;;;

    라는 나의 반응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교수님은 빈혈에 대해 한~~~참 설명하셨다. 

     

    헤모글로빈 수치가 적어도 10은 넘어야 하는데 나는 10도 한참 안 되고....

    빈혈을 가볍게 생각하지만.... 빈혈 오래두면 온몸에 피를 보내야 하는 심장에 과부하 생겨 문제가 생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말고 꼭 치료해야 한다. 

    빨간 고기 많이 먹어라. 소고기 최고, 그다음 돼기고기. 무조건 매일매일 먹어라.... 

    라며 빈혈에 대한 설명을 한~~~참 하셨다. 

     

    사실 나는 건강검진 할 때마다 거의 빈혈이라고 나왔었고

    몇 번 철분제 먹으면 회복 됐다가 안 먹으면 또 떨어졌다 했던거라....

    체질상 생리양이 많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던 거라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가

    이렇게 빈혈만 한~~~참 설명하시니. 아, 나 갑자기 빈혈이 이렇게나 심각한 건가;;;; 매우 당황했다. 

    혹시 지나치게 많은 생리양이 나의 난소혹과 관계가 있는 거냐고 물었지만 그것도 아니라고 하시고;;;

    (그럼 혹이 없어져도 생리양은 그대로일테고.... 빈혈도 그대로일텐데...ㅠㅠ) 

     

    그리고 내가... 평소 육식주의자라고 할 정도로 진짜 고기 많이 먹는데 

    고기를 많이 먹으라고 하시니... 넘나 억울했다...

    평소 나의 고기섭취량을 보시면...이렇게 말씀 못하실텐데....하아 내 주변 사람들 증인 세우고 싶을 정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철분주사 처방해줄테니 맞고 가고 

    3개월 뒤에 외래를 한 번 더 보자고 하셨다. 

     

    사실 내가 병원 가기 전에 가장 궁금했던 건 내 혹이 정말 자궁내막종이 맞는지, 수술은 해야하는 혹인지,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는 비잔은.....계속 먹어야 하는건지...였는데 

     

    난데 없는 빈혈에 당황하여;;;;;;;

    정작 제일 궁금했던 것들은 물어보지도 못하고.... 

    3개월 뒤로 외래를 잡고.... 철분주사를 맞고 병원을 나왔다. 

    (아....나 바보인가봐...라고 한참을 자책함;;;; 이때의 경험 이후론... 병원 갈 때 질문할 거 핸드폰에 간단히 메모해갔다. ) 

     

     

    암튼 3개월 뒤에 다시 보자고 하시니 심각한 병은 아닌가봐....라며 조금을 홀가분한 마음이 되었다. 

    비잔은 부작용이 있지만 일단 먹기 시작한거니.... 계속 먹어보기로 혼자 결정 했다. 

     

     

     

     

     

     

    * 당시 내가 맞았던 철분주사는 페린젝트주였는데 검색을 해보니 엄청 '강한' 철분주사라고 한다.

    비급여주사여서 가격도 엄청 비싸다. (17만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함)

    대신 급여되는 저렴한 철분주사보다 효과가 강력해서 여러 번 맞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실제로 나는 이 주사 맞고 늘 다니던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숨이 덜 차는 느낌을 받았다.

    (만성 빈혈이라... 그동안 숨차는 것도 잘 몰랐;;;;; 숨이 안 차고 나서야 숨이 찼다는 것을 알게 됨...ㅠㅠ) 

     

    사실 이때 맞을 때는 몰랐지만.... 철분 수치가 낮으면 수술도 할 수 없다고 한다.

    수술 전 검사에서 빈혈이 심하면 마취과에서 수술 안 해준다고 함;;;; 빈혈이면 수술 전까지 철분수치 엄청 올려야 하고 수술 중 수혈도 할 수 있다고 한다. 빈혈은 무서운 병이었다;;;; 

     

     

    * 3개월 뒤 다시 보자시기에.... 별거 아닌 줄 알았지만.... (의사선생님도 별 말씀 없으셨지만) 

    나중에 초진기록지를 떼어보니.... 초음파상 나의 난소 혹은 기형종 아니면 경계성으로 판단된다고 적혀 있었고....

    3개월 뒤 철분수치 확인 뒤 수술고려...라고 적혀 있었다. (게다가 나머지는 온통 영어인데 '수술고려' 4글자만은 한글로 또렷하게!)  

    불안할까봐 나에게 말만 안 해주셨을 뿐..... 의사쌤은 수술하려고 하고 계셨다!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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